2019 털이 무성한 밤들 Furry Nights

털이 무성한 밤들 Furry Nights
 
 
이번 전시에서는 주로 유년의 단편적인 기억을 바탕으로 자신과 타인을 인식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 현상들과 관계 맺는 상황들을 털이 무성한 밤들 Furry Nights 이라는 연작으로 다루고 있다. 독일의 일부 지역에서는 연중 가장 추운 묵은해와 새해 사이의 12일간 동물들의 털이 많이 자라기 때문에 털이 무성한 밤들(Raunacht)’이라 부른다고 한다. 혹독한 추위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털을 풍성하게 하는 동물의 본능은 인간의 생존본능과 다르지 않다. 특히 어떤 것에도 선택권이나 결정권이 없는 영유아기를 포함한 아동기의 인간은 성인(부모)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정신적, 신체적으로 유약한 상태에서 자신을 스스로 지켜낼 방편이 거의 없기에 무의식적으로 심리적 방위기제를 작동한다. 나는 이 기제들 가운데 소위 은폐기억 Screen Memory이라 불리는 개념을 춥고 긴 겨울밤을 대비해 온몸의 털을 풍성하게 세우고 스스로를 지키는 짐승의 웅크린 시간에 비유하여 이번 작업을 설명하고자 전시의 제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전의 연작 결정지을 수 없고 버릴 수도 없는 에서는 밤을 배경으로 숲과 바다에 버려진 여러 물건을 소재로 활용했고, 이번 털이 무성한 밤들 에서는 파헤쳐져 바짝 마른 나무의 뿌리나 시든 꽃, 죽은 새나 거리의 개와 사람들을 그리고 있다. 2013년경부터 자주 그리던 재개발 지역의 풍경이 다시 등장하기도 한다. 내가 그물과 밧줄이라는 소재에 매료되었던 것처럼, 죽은 나무뿌리나 쭈그러진 꽃이 가지는 복잡한 구조의 형태들 또한 나의 이목을 끌었다. 이는 폐허가 주는 퇴폐미와도 닮아있다. , , 혹은 물고기 따위의 동물들도 내 기억의 일부를 재현하거나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도구적 소재로써 활용하고 있다. 어떤 대상이 직관적으로 나의 관심을 끌면 바로 그림에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몇 년 동안 같은 이미지를 수없이 습관적으로 떠올리고 그 이미지가 자연스레 나의 기억이나 경험들과 연결되는 과정에서 특정한 의미를 띄게 되었을 때 비로소 그림의 소재로 등장하게 된다. 소재를 숙성시키는 시간은 형식적인 구조를 다양한 방향으로 조합해보는 반복적인 방식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쌓아가는 과정이다.
 
2011년 개인전 안과 밤 에서부터 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그림에 끌어들였다. 하지만 그간의 그림들에서 나는 밤보다는 어둠이라는 시각적 폐쇄감을 표현해왔다고 생각한다. 이는 이라는 내부의 밀폐성을 포함하기도 한다. 각종 쓰레기로 뒤덮인 채 철거를 기다리는 빈집은 이미 그 자체로 커다란 폐기물에 불과하지만, 그 어둑하고 비릿한 공간은 여전히 일종의 온기를 품고 있다. ‘망가진 꽃밭이라고 여겼던 가족의 풍경 속에서 마침내 빠져나오기 직전의 대상은 죽은 형상임에도 벗어나려는 의지로 생생함을 발한다. 대상을 붙잡으려는 폐허의 망가진 온기와 이를 뿌리치고 사멸을 거부하는 대상과의 줄다리기가 약한 긴장을 풍긴다.
 
기억의 해상도는 축적된 시간에 반비례한다. 기억을 해석하는 스펙트럼은 숙주의 나이에 정비례한다. 그러나 어떤 사건이나 정황에 대해 기억하는 감정은 꽤 온전하다. 감정에 대한 생각은 바뀔 수 있지만, 감정 자체는 상흔이다. 나는 이 흔적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채집하게 되는 개인과 사회의 상관 구도를 그려내고자 한다. 감정에 몰입할수록 형태를 잃는다는 귀결에 대해서는 형식으로 감정의 재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무형한 것을 유형화하는 일은 결국 체제나 형식의 개입에서 시작한다. 이번 전시는 은폐했던 유년의 기억을 생명을 다한 동식물들과 거리의 인물들을 소재로 캔버스에 재구성하면서 실재와 허구가 뒤섞인 상징적인 개인 내부의 정황들이 공간 전체에 하나의 풍경을 이루며 중첩되도록 구성했다

2017 The Closed Circle(EN)



The title of this exhibition comes from painting The Closed Circle(2015) which was one of a series that narrowed the scope of the subject to focus on individual death in the family since the solo show Relics in their Integrity(2014, 2015) which asked about the individual's social role or historical location. It is used in the sense of a small group of individual beings that cannot be escaped from the certain family fate. The paintings of the Relics in their Integrity exhibition were mainly composed of various objects abandoned on the beach or the quay side in the background of the sea, and I also use similar objects in the series of Undecidable and Nondiscardable.

The main difference from the previous work of using marbling pattern as a confrontation with reality is that I have begun to draw a strange composition with real life objects. These changes were made using mural painting as a sketch, which naturally influenced the composition of the painting. I used to solve most of the formal problems by the dichotomous opposition, such as the intrusion of unrealism in the reality or conflict between richness and poverty. In recent works, however, I have tried to express the issues in more neutral ways as internalizing the structures of concrete stories.

In the Undecidable and Nondiscardable series, various objects abandoned in the night forest and in the sea stand out. These are very ordinary and inconspicuous minor rubbish including plastic bags and firewood left over by tourists, old blankets and vinyl boulders covering the soil and fertilizer at the farms or construction sites, netting and rope piles used by fishing boats, Styrofoam used to be buoys on the sea, and etc. Though they are not impressed at all if they are not observed carefully, each shape contains the unique qualities of things. Objects seem like ghosts floating away from each other because these independently collected forms are gathered into one scene, but I draw them into a dark space, point out their place, distribute their roles, and try to weave into monumental shapes or unrealistic landscapes. I make a big structure by using accidental natural forms. At this time, the night view, which integrates and re-divides the canvas, becomes a leading device that interferes with the intuitive assertion of the concrete composition.

The frequent appearances of several objects, such as nets, ropes, and Styrofoam, reveal that I am captivated by these forms, but I wanted to create unfamiliar formal conditions in such a way as to exaggerate or reconfigure the realistic characteristics of the objects. My memories and emotions are put into these materials, but in the process of combining them, I try to find the balance of the painting by placing objects with an objective eye. It is in the same context that attempts to obtain a formal logic from the defenseless contingency itself of such objects, while starting from the daily routines, places, and memories, and interpreting them subjectively. This exhibition was intended to show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individual and the family as a single landscape throughout the space.


2017 폐쇄적 써클 The Closed Circle



박은하 개인전 2017.12.01-12.10

폐쇄적 써클 The Closed Circle


이번 전시의 제목은 2015년 작 <폐쇄적 써클>에서 가져왔다. 개인의 사회적인 역할이나 역사적 위치에 대해 질문했던 2014, 15년 개인전 <완전한 유물 Relics in their Integrity> 이후, 범위를 좁혀 가족 안에서 개인의 죽음이라는 소재에 집중한 지면 연작 중 하나이다. 어떤 가족적 운명에서 확실하게 벗어나지 못하는 개별적 존재들의 소규모 집단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완전한 유물’전시의 그림들은 주로 바다를 배경으로 부둣가나 해변에 버려진 여러 가지 물건들을 소재로 작업한 것이었고 <결정지을 수 없고 버릴 수도 없는>연작과 지면 연작 또한 비슷한 사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주로 마블링 패턴을 현실과의 대결구도로 사용하던 이전 작업과 달라진 부분은, 실재하는 일상적 사물들로 낯선 구도를 그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벽화를 밑바탕으로 사용하면서 이런 변화가 나타났고 이는 자연히 그림의 구성에도 영향을 주었다. 현실에 비현실이 침입하거나 풍요와 빈곤이 대립하는 등 주로 이분법적 대립구도로 대부분의 조형적 문제들을 풀어내곤 했지만, 근작들에서는 구체적인 이야기들에 대한 구조를 내화하면서 이전에 모색했던 문제들을 좀 더 중립적으로 표현하여 화면 안에 구축하고자 한다. 내 관심의 무게가 개인의 경험, 기억들 쪽으로 조금씩 기울어지면서 간접적이고 중간자적 구성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결정지을 수 없고 버릴 수도 없는>연작과 지면 연작에서는 밤의 숲과 바다에 버려진 다양한 물건들이 도드라진다. 관광객이 버리고 간 비닐봉지와 타고 남은 장작들, 농가나 공사장에서 흙, 비료 따위를 덮었던 낡은 담요와 비닐뭉텅이, 어선에서 쓰고 버린 그물과 밧줄더미들, 바다의 부표였던 스티로폼 등 지극히 평범하고 눈에 띠지 않는 사소한 쓰레기들이다. 유심히 관찰하지 않으면 전혀 인상에 남지 못하는 것들이지만, 각각의 형태에는 사물들의 고유한 특질이 담겨있다. 나는 이런 형태들을 현실에서 채집하여 하나의 장면으로 연출한다. 이로 인해 사물들은 각자 외따로 떨어져 부유하는 유령들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나는 이들을 어두운 공간으로 끌어와 각자의 자리를 지목하고 역할을 분배하여 기념비적 형상이나 비현실적 풍경으로 직조한다. 아무렇게나 우발적으로 생겨난 자연스러운 형태들을 활용하여 큰 구조를 빚는다. 이때 화면을 통합하고 재분할하는 밤의 정경도 구체적인 구성에 대한 직관적 단정을 방해하는 선행 장치가 된다.

그물, 밧줄, 스티로폼 같은 몇몇 사물들의 잦은 출연은 내가 이 형태들에 사로잡혀있다는 것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되도록 대상의 현실적인 특성을 과장하거나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생소한 형식적 조건을 만들고자 했다. 이 소재들에는 나의 기억이나 감정이 투입되기 마련이지만 이들을 조합하는 과정에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사물을 배치하여 화면의 균형을 찾으려 한다. 주변의 일상과 장소, 기억에서 출발하여 이를 주관적으로 해석하면서도 그런 대상들이 갖는 무방비한 우연성 자체에서 조형적인 논리를 구하려는 시도 역시 같은 맥락에 기인한다. 이번 전시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비루한 소재들을 변주하여 개인과 가족의 관계가 공간 전체에 단일한 풍경처럼 펼쳐져 보이도록 구성했다박은하

2015 완전한 유물 Relics in their Integrity

완전하다는 것은 결코 이룰 수 없는 상태, 즉 허상, 환상, 혹은 유토피아와 같다. 역사는 완전함을 추구해온 과정이며, 이 불가능성을 향한 열망을 동력으로 움직인다.
 
유물(遺物)’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선대의 인류가 후대에 남긴 물건.
2) 예전에 통용되던 제도나 이념 따위가 이미 그 효력을 잃어 쓸모가 없어졌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유품(遺品)의 동의어.
 
<완전한 유물 Relics in their Integrity>유물은 두 번째 정의에 가깝다. 오랜 역사의 과정에서 숱한 유물들이 생겨난다. 물질의 쓰레기도 정신의 쓰레기도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이야기는 완전하다. 바꿀 수 없는 과거, 고정된 시간. 변하지 않는다는 절대조건이 만들어내는 거시사의 아우라(aura)가 목적 잃은 이동의 굴레를 계속 돌려 나아간다. ‘완전함을 좇는 길에 떨궈지는 유물들과 이 유물이 갖는 자신만의 허구적 완결성’. 나는 이 굴레 속에서 버려지기를 반복하는 미시적인 이야기에 집중한다. 일상의 쓰레기들로 직조된 가상의 스펙터클한 풍경이나 은유적 인물을 통해 그 모순적 상태와 함께 큰 이야기와 작은 이야기의 연관성에 대해 드러내고자 한다

2014 (KR/EN)

주로 현대 도시사회의 시스템과 사람들을 관찰하며 작업해오다가 최근 들어 내 개인의 서사를 대상화하기 시작했다. 모친을 형상화한 <모르는 얼굴>연작과 <망가진 꽃밭>은 재개발지역의 파괴된 풍경과 이에 반응하는 집(가정)에 대한 내 유년의 기억을 회화로 옮긴 것으로, 이 과정에서 가정과 사회의 구조적 연관성을 드러내고자 했다. 예를 들어 버려진 비닐하우스 내부구조를 바탕으로 심리적 풍경을 구체화한 작업 <하우스>, 주로 거시적 시점에서 불특정다수를 소재로 했던 지난 작업과 개인적 서사와의 상관관계를 내포한다.
 
같은 맥락에서 <망가진 바다>의 경우, 백령도 일상의 미비한 이미지들로 현존하지 않는 하나의 새로운 풍경을 재구성했는데, 이는 과거와 현재, 가정과 사회, 개인과 역사의 그물 안에서 긴밀히 뒤섞이는 삶과 죽음을 이야기한다. 분단 상황의 긴장과는 대조적이면서도 납득이 가는 백령도의 일상 풍경(촬영한 숲, , 바위, 그물, 밧줄, 철조망 따위들)을 갈라지는 바다의 유기적인 흐름으로 구겨 넣듯 배치하고 붉은 색을 주조로 하여 살과 피의 느낌을 기도했다. 바다의 물결과 흐름을 일시적으로 고정된 형태로 보여주는 사빈의 이미지를 참고로 전체적인 형태를 잡았는데, 이는 즉 지금 어지럽게 출렁이는 바다가 아니라 과거의 뚜렷한 흔적이 라는 의미를 갖는다.
현재의 장소를 구성하고 있는 구조들이 과거의 역사적 서사와 긴밀히 상통하고 있음을 하나의 조작된 허구의 기념비적 풍경으로 보여 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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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ten, exceedingly ordinary landscapes conceal a kind of new colony stemming from material desires that verge on dissipation. Advancing through meaningless movement, the people just hover about within the canvas, but the image isnt strange at all. This isnt because the backgrounds of the paintings are modern, but because these landscapes are no different from the whole of human history. But the hunger for purpose continues. This is the eruption of the desire to escape the system and the feeble display of human ideals that lie hidden away at the bottom, losing force.


While my previous works were mainly an observation on the social system and people of contemporary cities, my recent work are expressing symbolic forms out of specific places with historical background they have. For example, Broken Sea (2013) is about Baekryungdo the island located in the northernmost end of South Korea and in between two Koreas (South and North). Despite its geopolitical factors, there are residents living their daily life. During my last visit, I took some photos representing their circumstance such as rocks, ropes, wire mesh, fishnet, and more. On my canvas I intended bifurcate sea putting those elements in the sea separating on the canvas with red based color suggesting blood and flesh. Moving wave and fixed sand hills leads distinct trace from some past moment. It reconstructs a sight of something that doesnt exist, and raises up issues of individual and history weaved in the net of past and present.



2013

매끈하게 새로 지어진 아파트 단지 이전에 존재했을 삶의 흔적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재개발 지역을 찾은 나는 빈집의 잔해들에 둘러싸여 본인의 가정을 망가진 꽃밭에 비유했던 모친의 글을 떠올렸다.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사회라는 정체불명의 거대구조 앞에 개인의 가정이란 유리알과 다름없다. 소수를 위한 경제적 혜택과 허울뿐인 명분으로 무장한 재개발은 쫓겨난 사람들의 수탈된 삶을 은폐한다. 나는 재개발지역의 파괴된 풍경과 이에 반응하는 내 유년의 기억을 회화로 옮기기로 했다.
사진 촬영을 하는 동안 살풍경한 폐허가 갖는 시각적 아름다움을 향해 셔터를 눌러대는 불쾌한 아이러니를 감지하면서 나는 우선 대상의 구체적 형상에서 비롯되는 감상적 정취를 제거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지난 전시의 벽화 조각들에서 보이는 비구상적 요소를 끌어왔다.
모친의 이야기를 소재로 했던 모르는 얼굴전에서, 나는 2010이 사람을 보라전의 날개 벽화를 무작위로 찢은 뒤 빈 캔버스 주변에 재배치하고 여기서 파생된 형과 색으로 작업한 4점의 회화를 전시했었다. (2012년 작가노트 참조)
이 중 3점은 모친의 모습을 어느 정도 형상화했고, 1점은 망가진 꽃밭이라는 제목으로 재개발지역의 버려진 비닐하우스 내부의 사진을 바탕으로 구조만 살리면서 심리적 풍경을 구체화한 것이었는데 이 작업이 이번 전시의 초석이 되었다. 또한, 이 방식은 주로 거시적 시점에서 불특정다수를 소재로 했던 지난 작업과 개인적 서사와의 연결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2011 안과 밤 Inside n' Nightside


대자연에 던져진 야생상태의 인류가 최초로 느낀 감정은 ‘두려움(懼)’이었다한다. 어둠이 짙어지기 시작하면 생존본능에 의해 위험을 감지하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동굴 따위의 피난처로 숨어들게 하는 스위치. 수백만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이 스위치는 건재하다. 아니, 오히려 두뇌의 용량에 비례하여 점진적인 진화를 이루었다고 해야 할까. 도시정글이라 명명하는 새로운 약육강식의 사회를 건립하고, 물리적인 빛으로 추방한 어둠과는 다른, 시스템의 구조적인 어둠에 지배받기 시작했다. 진화된 공포에 의한 두려움은 물질적 풍요를 미끼로 하는 여가나 유흥 따위의 수단들을 통해 번복되는 무감각을 덥석 물게 한다. ‘안’에서 자신의 독립을 평화롭게 즐김에 따라, ‘밤’에 대항하는 스스로의 영향력은 축소되고 있음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 ‘안’과 ‘밤’이라는 공간적, 시간적 특정성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주변상황들을 몇 가지 내러티브로 형상화했다.

해바라기 suntrap
야경(夜警) night watch
밤의 황제 emperor of night
발언 speech
문화당서점 used book store
유리(遊離) cage
청년(靑年) youth
밤눈 night snow

두려움은, 눈과 귀를 가리고 입 다문 채 고독하게 살아지는 생물학적 생존만을 위한 스위치가 아니다. 마취에서 달아나 ‘안’에서 일보 내딛기 위한 두려움이다. 그리고 ‘밤’은 직시되어진다.